[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대한체육회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한국 선수단 목표로 금메달 1∼2개, 종합순위 15위를 설정했다. 전통 강세 종목인 쇼트트랙에서 예전보다 고전할 것으로 점쳐진다. 베이징 올림픽 조직위원회의 폐쇄적 운영으로 보이지 않는 여러 어려움도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색을 가리지 않고 메달 전체로 범위를 확대하면 다양한 종목에서 메달 기대주를 만나볼 수 있다. 알고 보면 더 재밌을 베이징 올림픽 앞서 스포츠Q(큐)에서 포디엄에 오를 후보들을 추려봤다. [편집자주]
4년 전 평창. 한국은 동계올림픽에서 58년 만에 처음 설상 종목 메달을 수확했다. 고향인 강원도 정선의 고랭지 배추밭을 개량한 썰매장에서 스노보드를 타며 꿈을 키웠던 ‘배추보이’ 이상호(27·하이원)가 일군 기적이었다.
개막을 2주 앞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이젠 명실상부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한국 스노보드의 새 역사를 쓰기 위한 배추보이가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출발점에 서 있다.
평창올림픽은 한국 동계스포츠사에 큰 의미를 지닌다. 개최 대회라는 점을 떠나 새로운 종목에서 희망을 발견했기 때문. 이전까지 빙상 종목에만 집중돼 있던 메달 의존도에서 벗어나 썰매와 설상에서도 메달을 수확한 것.
특히 불모지와 같았던 설상에서 쾌거는 값졌다. 이상호의 메달에도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은 대중에 여전히 생소한 종목이다. 레드와 블루 코스로 나눠 1대1로 대결을 펼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스노보드를 타고 550m 길이 코스에서 최대 30개의 게이트(기문)를 더 빨리 통과하는 선수가 승리하는 방식.
당시 랭킹 17위에 불과했던 이상호는 예선 1차 주행에서 전체 16위로 부진하고도 2차에서 5위에 올랐다. 16강에 오른 유리한 코스에서 연전연승하던 그는 4강에서 당시 세계 2위 얀 코시르(슬로베니아)를 만나 이전까지 13명 중 단 한 명도 이긴 적이 없는 블루 코스에서 레이스를 펼치고도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에 나서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2년 동안 국제스키연맹에서 주최하는 20여 차례 경기에 참가해 합산 32위 이내의 성적을 내야했는데 대부분 경기가 유럽에서 벌어지다보니 아시아 선수로서 올림픽 티켓을 얻는 게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직전 대회 은메달리스트라곤 하지만 꽃길이 보장된 건 아니었다. 평창 대회 이후 어깨 부상을 당했고 수술 이후 나섰던 지난 시즌엔 27위로 마감했다. 최강자 자리는 멀고도 험한 것처럼 느껴졌다.
그럼에도 자신감은 넘쳤다. 또한 최근 트렌드와 같이 이상호도 보드 길이를 늘렸고 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올 시즌 한국인 최초 월드컵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은메달 2개, 동메달 하나로 종합 랭킹 1위에 올라 있다.
올림픽을 앞두고는 다소 주춤하기도 했다. 6차 대회 8강에선 순간의 실수로 5위에 그쳤고 7차 대회에선 9위로 주저 앉았다. 그러나 모든 게 과정. 대회 직전에 나온 실수이기에 ‘액땜’한 셈 치겠다는 생각이다. 이를 보완해 더 좋은 경기력을 펼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이상호의 목표는 오로지 금메달. 우선은 예선에서 5위 안에 들어 토너먼트 라운드에서 유리한 코스를 택하는 게 급선무다. 대회는 예선부터 결승까지 모두 하루에 치러진다. 좋은 성적을 위해선 그만큼 컨디션 관리가 중요하다.
평창 대회에 힌트가 있다. 당시 월드컵 일정을 소화하며 강행군을 이어갔던 이상호는 대회를 앞두고 훈련보다 휴식을 택했고 이는 절정의 경기력으로 이어졌다.
강력한 우승후보라는 시선은 부담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누구보다 금빛 질주에 대한 욕심이 크다.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 포디엄 최상단에 서서 애국가를 제창하겠다는 각오로 막판 담금질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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