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훈 기자
베이징올림픽 알파인스키 남자 회전에 출전해 역주하는 정동현. [AP=연합뉴스]
한국 알파인스키 간판 정동현(하이원)이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한국 선수 최고 순위 타이기록을 세웠다.
정동현은 16일 중국 옌칭의 국립 알파인 스키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알파인 스키 남자 회전에서 1·2차시기 합계 1분47초69를 기록했다. 1차시기에 56초85로 29위에 그쳤지만, 2차시기에 기록을 50초84로 대폭 끌어올리며 16위에 랭크됐다.
종합순위에서 출전 선수 88명 중 21위에 오른 정동현은 한국 알파인 스키 1세대인 허승욱(현 대한스키협회 이사)이 1994년 릴레함메르올림픽 회전 종목에서 세운 한국인 역대 최고 순위와 동률을 이뤘다. 28년 전 허승욱은 회전 코스를 완주한 22명 중 21위에 오르며 설상 종목 불모지였던 한국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대선배의 발자취를 후배 정동현이 28년 만에 따라잡았다. 허승욱과 당시 금메달리스트의 격차가 11초64에 달했던 것과 달리, 정동현은 1위와 간격을 3초60으로 좁혔다. 정동현의 올림픽 무대 종전 최고 순위는 2018년 평창에서 회전 종목에 출전해 무릎 부상에도 불구하고 투혼을 발휘해 기록한 27위다.
한국 알파인 스키 간판 정동현은 허승욱이 28년 전 세운 한국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로이터=연합뉴스]
정동현은 지난 2017년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에서 14위에 올라 월드컵 역대 한국 선수 최고 순위 기록을 세운 한국 알파인 간판이다. 이번 대회서 기록한 21위는 올림픽 남자 회전에 출전한 아시아 선수를 통틀어 최고 성적이기도 하다.
2010년 밴쿠버대회에서 올림픽 무대에 데뷔한 정동현은 2014년 소치대회, 2018년 평창대회에 이어 베이징대회까지 4회 연속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며 값진 발자취를 남겼다.
금메달은 1·2차시기 합계 1분44초09를 기록한 클레망 노엘(프랑스)에게 돌아갔다. 오스트리아의 요하네스 스트롤츠(1분44초70)와 노르웨이의 제바스티안 포스 졸레바그(1분44초79)가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가져갔다.
한편 대회전에 출전한 여자부 김소희(하이원)도 82명 중 33위에 올라 한국 여자 선수 올림픽 역대 최고 순위 타이를 기록했다. 2006년 토리노올림픽 당시 오재은이 대회전에서 작성한 순위를 16년 만에 재현했다.
한국 알파인스키 1세대 전설 허승욱(현 대한스키협회 이사)이 현역 시절 설원을 질주하고 있다. 중앙포토